본문 시작

PR자료실

여론조사가 만능인가?
번호 55 작성자 한국PR협회 작성일 2013-01-02
조회수 3088
<이 글은 KOREAPR.review 63호 권두제언란에 홍보전문지 KOREAPR.review 발행인 겸 편집인인 심인 사무총장이 기고한 글입니다. 많은 참조바랍니다.>

여론조사가 만능인가?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신문방송이 주축이 되어 거의 매일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를 근거로 일희일비하거나 여론조사 결과가 곧 투표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면 많은 시행착오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치 어느 기업 제품이 출시 될 경우 이를 알리는 광고나 캠페인에 대해 소비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리다가도 막상 상품을 구입할 때에는 다른 회사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에서 보듯이 인간의 마음과 실제 행동 간에는 어차피 파악키 어려운 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언뜩보면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정당이 치루는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 기관이 좌지우지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치인 대신에 여론조사 기관장이 정치를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고 긴장되고 번거로운 선거 대신에 여론 조사 결과로 당선자를 고르면 될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생길 판이다.
조사, 특히 여론조사는 어떤 사안에 대해 세간의 생각의 흐름(trend)를 파악하는 것이지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지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선거전을 공증(Pubilc)의 마음을 사는 PR활동으로 비유한다면 여론조사는 유권자와 후보자간의 쌍방향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의 주장이나 정견이 유권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어지는지를 파악하여 보다 설득력 있는 선거전을 전개하기 위한 툴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볼때 여론조사는 후보자나 후보자를 공천한 정당의 일방향적 PR활동을 유권자와의 소통을 통해 쌍방향적인 관계로 진전시킨다는 점에서 그 존재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그 결과가 곧 투표행위의 결과로 이어진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여론은 바람 같아서 때로는 강하게 불다가 약하게 불기도 하고 어느 때는 동남풍이 불다가 서북풍이 불기도 한다. 그때 그때 변할 수 있는 것이 여론이고 여론조사 결과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읽는데 있어서 아전인수적인 해석을 경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론조사는 그 자체에 예기치 못한 오류가 있기 마련이다.
우선, 여론조사는 표본을 추출함(sampling)에 있어서부터 오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물론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령 어떤 조사 사안에 대해 전혀 의식을 갖지 않는 무공중(無公衆)이 표본에 포함될 수가 있는데,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조사 항목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그 내용 자체를 알지를 못하기 때문에 적절한 표본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어느 기관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기관이 어떤 계기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그 기관에 대한 이미지 제고 조사를 시행 한 적이 있었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2~3% 만이 그 기관의 존재와 역할을 알고 있을 뿐 나머지는 그 기관에 대한 기본 인식조차 안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을 대상으로 그 기관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설문했는데 물론 결과는 황당할 수 밖에 없었고 마침내는 조사자의 의견이 조사 대상자의 의견으로 둔갑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논의되는 것이 소위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ing) 라는 것인데 이는 조사할 내용을 사전에 조사 대상자들에게 교육을 통해 알리고 토의하게 한 다음 의견을 묻는 조사로 임의 표본추출 방식보다는 보다 진전된 표본추출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나 이 역시 표본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둘째는 설문 항목(statement) 작성에서의 오류다. 우선 설문 항목이 중립적이지 못하고 찬반 어는 쪽에 치우친다든지, 설문작성자가 의도적으로 편향적 문항을 작성한다든지 할 경우 그 조사는 왜곡된 내용이 될 수 밖에 없다.
셋째는 조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이다.
여론조사의 경우는 응답자들이 때로는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답변하는 경우도 있고 조사 내용과는 동 떨어지는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다가 분명한 의사 표시보다는 얼버무리는 식의 답변이 많아 응답 내용이 매우 부실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넷째는 표본추출과 설문항목 작성이 잘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조사 결과의 해석(interpretation)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가 있다.
가령 어떤 조사 항목에 대해 찬반 엇비슷하게 나왔을 경우 수치가 조금이라도 높은 쪽으로 결론을 내릴 것인가 아니면 그 항목에 대해서는 아직 여론 형성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볼 것인가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끝으로, 여론조사결과가 발표되었을 경우 수용자들이 이를 어떻게 수용하느냐 하는 것도 여론조사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한 때 우리나라 농업기관에서 농업관측(agricultural outlook)을 하여 매년 발표한 적이 있다. 그 목적은 매년 특정 작물의 가격을 예측하여 농민들에게 발표함으로써 그 작물의 식부면적(植付面接, crop planting area)을 농민 스스로가 조절토록 하여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관측결과를 농민들이 거꾸로 받아들임으로써 낭패를 본 적이 많았다. 가령 김장 배추를 예로 들면, 2013년 김장 배추 파종이 있기 전에 2013년의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득 수준, 배추 소비 수준, 다른 김장꺼리와의 수요 대체 효과까지를 감안하여 김장 배추 수요를 예측하고 공급 예측은 배추 재배 농가에게 직접 면접 조사하여 공급량을 추정한 후에 김장 배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을 예측, 2013년 김장 배추 가격을 추정 발표하는 식이다.
2013년 배추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 발표할 경우, 농민들은 높은 배추 가격을 기대하고 배추식부면적을 늘림으로써 관측결과와는 반대로 식부면접이 오히려 늘어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빚어지는 가 하면 배추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관측발표하면 재배 농민들이 배추 식부면적을 줄임으로써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이 빚어지곤 하였다. 관측결과와는 상반된 결과를 가져 온 것이다.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선진 통계 기법을 도입하여 시행한 농업관측 사업이 오히려 농작물 가격 안정에 혼란을 야기하는 역작용을 가져온 사례라고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도 언론을 중심으로 각종기법을 동원하여 후보자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쏠림현상이나 분산형상을 유발하여 후보별 지지도 조사가 당초 예상했던 결과와는 반대로 나타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 대선도 며칠 남지 않았다 수치로 표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후보자의 진정성이 얼마나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어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선거는 인기 투표가 아니다. 일시적 호불호에 따른 인기 투표식 지지가 아니라 후보의 정책, 리더쉽, 특히 후보의 평판 등이 검증되어 평가되는 주권 행사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후보자의 소통력이 당락에 가장 차별적 경쟁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을 명심하고 후보자와 후보자를 낸 정당은 여론조사 수치에 매달리기 보다는 보다 신뢰성 있는 정책을 정직하게 알리는 노력에 남은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전 다음

목록보기

TOP